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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2.25 단말기보단 통신품질·요금…본격 서비스경쟁 예고
  2. 2010.01.30 이통시장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 시대
2011. 2. 25. 16:07

단말기보단 통신품질·요금…본격 서비스경쟁 예고

SKT서도 아이폰 출시, 무엇이 달라질까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애플 아이폰을 곧 보급키로 함에 따라,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다시 큰 파장이 일게됐다. 2009년 11월부터 케이티(KT)를 통해서만 국내에 보급된 아이폰은 15개월여 동안 210만여 대가 팔리며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가입자 2550만명으로, 국내 통신시장에서 50% 넘는 시장 점유율을 지닌 에스케이텔레콤이 아이폰 공급에 나서면 무엇이 달라질까?

■ SKT, 왜 아이폰 들여오나?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최근 700만명을 넘어섰다.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와도 ‘찻잔 속 바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어긋났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간 이통시장의 점유율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예상도 맞지 않았다. 지난해 에스케이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은 2009년도와 마찬가지로 50.6%를 유지했으며, ‘아이폰 효과’를 누린 케이티 역시 31.6%로 전년도보다 0.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옴니아 70만대, 갤럭시에스(S) 260만대를 판매하는 등 삼성전자와의 ‘동맹’을 통해 시장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지난해 에스케이티의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1400억원이 줄어들며 6.6% 감소했다. 아이폰을 도입한 케이티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1700억원 늘린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음성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매출은 미래 수익에 핵심적인데, 에스케이티의 1인당 데이터 매출의 증가 폭은 케이티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손잡고 ‘아이폰 대항마’를 내세워 점유율은 방어했지만, 마케팅 비용 등으로 실익은 줄어들었다는 반증이다.

정보통신 시장조사회사인 로아컨설팅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케이티가 아이폰 일색에서 벗어나 삼성전자, 모토롤라, 에이치티시(HTC), 팬택 등의 안드로이드폰 전략 모델 라인업을 구축함에 따라 에스케이티도 맞대응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에스케이텔레콤은 케이티에 앞서 애플과 아이폰 도입협상을 벌였으나 1위 사업자가 외국 업체와 손잡고 국내 스마트폰시장을 독식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협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제 에스케이텔레콤은 아이폰을 도입하더라도 이런 비판에선 자유롭게 됐다. 또 매출 기여도가 높은 가입자들이 아이폰 때문에 경쟁사로 이탈하는 현상을 계속 지켜보며 마케팅을 통해 신규가입자를 유치해 점유율을 유지하는 ‘고비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 뭐가 달라지나? 에스케이텔레콤이 아이폰을 출시하면 그동안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에스케이텔레콤에 전략모델을 우선공급하거나, 고급사양 모델을 지원해왔던 관행도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케이티-삼성 대 케이티-애플’ 대립구도가 붕괴하면서 ‘국산 대 외산’ ‘안드로이드 대 아이폰’ 식으로 이뤄져온 마케팅 구도는 깨질 전망이다. 특정 단말기를 이용하기 위해 할인요금제 같은 혜택을 포기하고 이통사를 옮겨야 하는 일도 줄어들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늘어나게 된다. 이통사들은 독점 공급하는 단말기를 내세우기보다 통신품질과 요금제 등 본연의 서비스 경쟁에 치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 한 이통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격 하락 추세에 맞춰 정액요금제를 손질하고, 금융 등 이동통신과 다른 업종 상품을 묶는 형태의 결합상품을 통해 가입자당 매출을 늘리면서 가입자 유치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당장 영향을 받는다. 케이티의 한 관계자는 “에스케이티와 긴밀한 관계였던 삼성전자가 마케팅을 강화하면 유통망에서 국내 제품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함께 취급하는 통신업체의 과도한 비교마케팅도 줄어들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아이폰보다 나은 전지전능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은 사후서비스 방식에 문제가 있어 도입할 수 없다”거나 “착탈식 배터리가 없어 국내 실정에 맞지 않다”는 식의 마케팅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2010. 1. 30. 16:25

이통시장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 시대

■ 업계, 개방화 속 폐쇄성 유지 노력 지속
스마트폰 확대ㆍ무선망 다양화ㆍ포털진영 모바일 진출 기폭제

개방화 바람이 거세지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Hybrid Walled Garden) 시대를 맞고 있다.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이란, 이통사의 폐쇄적 망 운용을 빗댄 월드 가든이 개방의 흐름을 받아들여 폐쇄와 개방을 병행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통사들은 자신들이 구축한 망에서 자신들이 공급하는 솔루션과 애플리케이션만 사용할 수 있는 폐쇄적 망 운영 구조를 유지ㆍ강화해왔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온라인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앞세워 이통사 입김 없이 사용자 스스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월드 가든의 벽은 철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은 모바일 시장이란 정원에 높게 쌓은 담벼락을 허무는 대신 여러 개의 문을 터 개방의 물결을 수용한다는 일종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이통시장의 하이드브리드 월드 가든을 촉진시키는 기폭제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등 독자 플랫폼기반의 스마트폰 공급 확대, 와이파이(WiFi)와 와이브로 핫존 확대 등 무선망의 다양화, 국내외 포털 진영의 모바일 영역 침투가 그것이다.

독자 플랫폼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확대는 콘텐츠 개발과 공급, 이익배분 등 이통사와는 전혀 다른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해가고 있다. 이통사가 배제되거나 중심이 아닌 이같은 모바일 생태계는 제조사, 포털, 혹은 제3의 사업자 등을 통해 우후죽순처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제조사와 포털들이 구축한 모바일 생태계는 구조적으로 이통사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이통사들이 폐쇄적으로 내건 빗장은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망의 다양성은 이통사가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스마트폰 도입이 늘면 늘수록 소비자들의 무선인터넷 접속 욕구도 높아진다. 특히 비싼 대가에도 불구하고 알맹이가 부실한 이통사의 이동통신망과 콘텐츠보다는 와이파이 등 무료로 개방된 망과 콘텐츠에 대한 접근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통사 입장에서 무료 와이파이 접속 고객들은 이통사 중심으로 개발 공급되는 콘텐츠나 솔루션을 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충성도'가 떨어지는 고객들이다. 그러나 이런 고객들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가입자 이탈까지도 감수해야한다. KT와 SK텔레콤이 애물단지로 여겼던 와이파이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는 포털들의 모바일 시장 침투다. 이통사와 포털은 전통적으로 비우호적 관계를 형성해왔다. 이통사가 독자 포털(SKT=네이트, KT=매직엔, LGT=이지아이) 우선 정책을 고수하면서 유선시장의 강자인 네이버나 다음 등의 유선포털은 모바일에서는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이다.

포털들의 모바일화 시도는 포털중심의 또 다른 모바일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검색기반의 부가서비스 영역에서 이통사 고객의 분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무르익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한 포털들의 위치기반 서비스는 이통사에게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통사가 좌지우지했던 영역에 대한 제조사와 포털 등의 침투가 가속화될수록 이통사들의 폐쇄적 빗장정책은 상당부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일본의 이통사들은 개방과 폐쇄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구글과의 제휴를 통해 검색시장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i-컨시어리지(라이프스타일 서비스) 등을 통해 독자 포털의 영향력 강화를 다시 시도하고 있다.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모바일도 `케이타이 와이파이'를 통해 와이파이를 공격적으로 끌어안는 개방화 전략을 택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콘텐츠 개발업체들의 우군화를 강도높게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통시장이 개방화 물결이 거세질수록 폐쇄와 개방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월드 가든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의 망과 비즈니스 모델이 완전 개방으로 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완전 개방은 강도 높은 무선망 개방과 함께 이통사의 기존 수익모델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폐쇄성 유지를 위한 노력은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응열기자 u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