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1. 18:08

[웹 2.0 에코시스템]

여전히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거나 평가할 때 가치사슬모델(Value Chain)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기존 Value Chain 관점은 사용자를 저 끝단에 놓고 수용자적 입장으로 사용자의 참여범위를 한정짓고 컨텐츠부터 단말기까지의 Flow 만을 중시해왔다. 일명 CPNT(Content-Platform-Network-Terminal)라는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플랫폼을 어떻게 장악할지 컨텐츠를 어떻게 통합할 건지가 중요한 이슈였다. 즉 이 구조로는 사용자의 참여나 파트너의 참여는 구상 자체가 힘든 구조다.

하지만 에코시스템 관점으로 접근하면 그림은 달라진다. 에코시스템 관점은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사용자와 사업자, 광고주 등의 Actors들이 상호작용하는 클러스터(Cluster)로 보고, 그 안에서 컨텐츠와 이해관계, 이익, 가치 등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써드 파티(3rd Party) 업체도 사용자들도 모두 파트너가 된다는 점이다.

많은 예가 있겠으나 최근 웹 2.0의 사례로 많이 인용되고 있는 구글 서비스 중 하나인 구글맵(Google Map)을 예로 들어보자. 구글 맵의 Open API를 사용해서 매쉬업(Mash Up)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이트는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구글 맵 매쉬업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는 한 블로거가 작년말까지 파악된 것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구글의 경쟁력있는 맵 서비스를 신규 사업자 심지어 개인들도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로 끼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부동산, 카풀, 지역주차 서비스부터 범죄자 찾기까지 다양한 매쉬업 서비스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기존에 맵 서비스들이 이용료를 받고 ASP 형태로 제공하던 방식과 다르다.

그렇다면 위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비즈니스 에코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구글은 파트너의 참여를 유도하여 그들 자신의 맵 플랫폼을 더욱 더 De facto Standard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광고 등의 수익배분을 통해 개인과 파트너에게 수익을 창출해주면서 동시에 에코시스템내 구성원(Actors)들을 네트워크로 종속시키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다양한 매쉬업 서비스로 만족도는 높아지고 개발자 혹은 사업자는 저비용으로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수 있게 되고, 구글은 플랫폼을 표준화하면서 지속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간다. 즉 구글, 사업자, 개인사용자, 광고주 등 이 플랫폼에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이 소위 윈-윈(Win-Win)을 추구하는 Positive Sum 게임을 지향하게 된다. (블로그 모토가 “We the Media”라면, 이와 같은 에코시스템은 “We the Partner”라 부를 수 있겠다.)

물론 이 모델은 구글과 웹 플랫폼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스카이프의 예를 들어보자. 스카이프는 ID와 PW만 넣고 가입이 가능토록하는 초간단 가입절차로 어플리케이션을 새로 깔고 가입해야하는 부담과 장벽을 최소화하여 주었다. 또한 Open API를 제공해서 다양한 써드 파티들이 스카이프폰과 같은 단말기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도록 유도하였다. 스카이프의 지수곡선형 성장은 순전히 사용자들의 입소문 참여와 써드 파티들의 협업 참여에 의한 것이었다.

이와 같이 웹 2.0 케이스 스터디를 늘상 거론되는 플리커(Flickr), 딜리셔스(Del.icio.us), 위키피디아(Wikipedia) 말고 개방과 참여라는 두 기둥을 에코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하면 좀 더 다양한 사례들과 좀 더 재밌는 시각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