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17. 10:51

구글검색 광고와 불황속 성장의 비밀


지난 12일(현지시간)은 ‘검색황제’ 구글에겐 뼈아픈 날이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700달러를 상회했던 주가가 291달러까지 주저앉아버린 것. 승승장구하던 구글 주가가 300달러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었다.

이날 뉴욕증시는주요 지수가 5% 안팎의 하락률을 보였다. 많은 기업들이 금융위기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시장에서는 “구글 역시 경기침체 앞에서는 별 수 없다”는 분석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당사자인 구글은 여유로운 모습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자사 전망을 어둡게 분석해 주가를 떨어뜨렸는지 모르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 경기침체에도 실적 상승
그렇다면 구글이 처한 실제 상황은 어떨까.

주가가 아닌 실적 수치에서는 경기침체 악재도 구글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구글의 3분기 매출액은 55억4천만달러로 전 분기 53억7천만달러 대비 3% 성장했다. 같은 기간 광고 매출은 53억5천100만달러로 전 분기 51억8천500만달러보다 3% 늘었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고 사업이 구글의 성장세를 만든 것이다.

◇사진설명 : 에릭 슈미트 구글 CEO
경기침체로 인해 고객들이 광고비용을 줄이는 가운데 구글이 광고 사업에서 성장세를 보이자 시장은 놀라는 분위기다. 불황속에서도 구글에게 힘을 북돋아 준 광고주들의 심리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구글이 내놓은 답은 간단하다. 광고 시장에서 불황은 1위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구글코리아 측에 따르면 1조 이상 매출 기업 중 95%가 아직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중 대부분이 ‘전체 광고예산은 줄이겠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증명된 구글에 대한 투자는 늘리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구글은 바로 이 같은 시장 심리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글이 4분기에도 선전을 자신하는 이유다. 12일 주가하락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퉈 4분기 실적하락을 예언하고 있지만 구글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이 파고들 곳은 얼마든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애드센스 효과, 고객이 안다”

구글이 전면에 내세운 ‘애드센스’라는 광고의 특성도 불황 타개에 한 몫을 했다. 애드센스는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광고주는 구글에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클릭당 과금(CPC)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구글코리아 신창섭 상무는 “불황일수록 광고주들은 확실한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구글 애드센스는 광고주들에게 ‘믿을만한 물건’으로 각인됐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 구글코리아 신창섭 상무

이쯤되면 궁금해진다. 국내 포털들도 검색광고에 CPC를 전면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CPC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국내 포털들의 CPC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가격정책에 있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창섭 상무는 “구글의 경우 광고 품질 지수 측정과 키워드 경매를 통해 책정한 단가가 미국서 통하고 있다”며 “국내 포털들은 때마다 가격을 달리해 고객들을 실망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구글의 일방적인 분석이다. 국내 포털들도 여전히 CPC 광고를 살리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구글과 국내 포털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란 얘기도 있다. 그럼에도 구글의 애드센스 실적이 불황에도 눈에 띄게 상승한 사실은 깊게 생각해 볼만하다는 평이다.

 

■ '투자억제'보다 '광고성장' 공이 커
일각에서는 구글의 성장에 대해 ‘광고 사업 호조 보다는 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실제 구글은 3분기 채용인원이 519명으로 작년 동기의 2천130명보다 훨씬 줄었다. 같은 기간 현금 지출도 18% 감소한 4억5천200만달러였다.

이에 대해 신창섭 전무는 “불황에는 경기가 좋을 때보다 투자를 억제하는 것이 기업의 당연한 전략이다”면서도 “광고 실적이 매출 확대에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또 “일본 구글의 경우 2~3년 뒤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신규채용을 오히려 늘렸다”며 “한국 역시 서비스와 인력 투자는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